“뇌출혈로 쓰러진 베트남 유학생 돕자” 광운대생 400명, 모금으로 병원비 마련

팜 응옥 후옌 “한국 情 고마워요”

“유학생인 저를 위해 병원비를 모아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 발을 디뎠을 때 한국은 낯선 땅이었지만 이제 고향 못지않은 곳이 됐어요.”

지난달 31일 서울 노원구의 한 대학병원 앞에서 베트남 유학생 팜 응옥 후옌(오른쪽에서 둘째)씨가 퇴원 축하 꽃다발을 들고 웃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노원구의 한 대학병원 앞에서 베트남 유학생 팜 응옥 후옌(오른쪽에서 둘째)씨가 퇴원 축하 꽃다발을 들고 웃고 있다. /광운대

지난달 8일 서울 노원구 광운대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던 베트남 유학생 팜 응옥 후옌(20)씨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갑자기 어지러웠고 메스꺼움이 밀려왔다”고 했다.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그에게 의료진은 뇌출혈 진단을 내렸다. “밤샘 공부와 아르바이트로 지친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젊은 나이인데도 뇌출혈이 발생했다”고 했다. 그는 2시간여에 걸친 응급 수술을 받고, 다음 날 다시 2차 수술을 받았다. 광운대 관계자는 “베트남에 있는 아버지에게 휴대폰 영상통화로 수술 동의를 구해야 할 만큼 상황이 긴박했다”고 했다.

문제는 병원비였다. 고등학생 때부터 한국 유학을 꿈꿨던 그는 올해 8월 광운대에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가정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우동집에서 하루 3시간씩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했다. 그런 그에게 수천만원의 병원비는 부담이었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광운대의 베트남 유학생들이 나섰다. 소셜미디어에서 사연을 알리고, 병원비를 모았다. 일주일 만에 학생 400여명이 600만원을 모았다. 그의 앞으로 ‘쾌유를 빈다’ ‘같은 학생으로서 마음이 아프다’는 응원 문자메시지 100여 개도 도착했다. 전국 베트남 유학생회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유지상 광운대 총장과 교수진, 국제교육원 강사들도 1000만원 넘게 병원비를 보탰다.

팜씨는 결국 병원비 문제를 해결했다. 팜씨의 아버지인 팜 반 훙씨는 “딸이 쓰러졌다는 소식에도 일 때문에 한국에 가지 못해 가슴이 미어졌다”면서 “학생들과 학교가 도와줬다는 소식을 듣고 감사한 마음에 한참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퇴원한 그는 병원 앞에서 학교 측이 건넨 축하 꽃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었다. “한국이 제게 보여준 따스함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도움 주신 분들께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건강을 회복해 학업에 전념하겠습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5/2019110500013.html